[앵커]<br />어르신들 성지로 불리는 종로 탑골공원, 장기를 두면서 벌어지는 술판이 공원 분위기를 해친다며 장기금지령이 내려졌죠.<br /><br />어르신들 여가였던 장기판을 없애는게 능사냐, 당시 논란이 있었는데, 한 달이 지난 지금. 탑골공원의 모습은 달라졌을까요. <br /><br />현장카메라, 정경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<br /><br />[기자]<br />30년 동안 자리잡고 있던 장기판이 사라지고 현수막과 노란색 통제선만 남았습니다.<br /><br />공원 풍경은 어떻게 달라졌을까?<br /><br />평일 오전인데도 공원 담장 주변에는 술냄새가 진동합니다.<br /><br />[탑골공원 관리자]<br />"어르신, 정신 차려보세요. 어르신, 얼른 일어나셔."<br /><br />[취객]<br />"누가 찍으래. 나한테 허가 받았어? "<br /><br />밤이라고 다를건 없습니다.<br /><br />탑골공원을 아껴달라는 현수막 바로 앞에 소주병과 막걸리병이 보입니다.<br /><br />술에 취해 노래도 부릅니다.<br /><br />[현장음]<br />"사랑의 눈으로 어느 때나 나를 바라보시고. "<br /><br />웃옷을 벗고 길바닥에 드러눕는 사람도 있습니다.<br /><br />종로구청과 종로경찰서가 국가유산 보호를 위해 장기를 금지했지만 취객은 여전한 겁니다.<br /><br />[김민철 / 종로2가지구대 경사]<br />"오전 중에 한 4건 정도 출동을 했습니다."<br /><br />그나마 장기판이 사라진 이후 줄어든 편입니다.<br /><br />[인근 상인]<br />"쓰레기가 없으니까 좋아요. 소변 보시고 하는 분도 없고 깨끗하잖아."<br /><br />공원에서 장기를 두던 노인들의 생각은 다릅니다.<br /><br />하루 아침에 놀이터가 사라진 이들은 어디로 갔을까.<br /><br />인근 골목과 공원을 돌며 찾아봤습니다.<br /><br />[어르신]<br />"다 뿔뿔이 흩어졌어. 없어졌지 6년 동안 거기서 놀았는데."<br /><br />공원이나 복지센터로 흩어졌거나 일부는 장기를 두지 못해도 탑골공원을 지키고 있었습니다.<br /><br />[박창옥]<br />"진짜 너무 서운해. 사람이 갈 데가 없고 여기는 주소가 서울로만 돼서 경기 사람들은 갈 데가 없어. 어제도 왔다가 쫓겨나고 그랬어. (쫓겨나셨어요?) 그럼."<br /><br />구청에서 안내한 노인복지센터 장기실은 만원입니다.<br /><br />[김승창]<br />"이 노인들이 갈 데가 없어 여기서도 포화 상태야."<br /><br />탑골공원 인근에 숨어서 장기를 두는 노인들도 있었습니다.<br /><br />[이기형]<br />"못 두게 하니까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쫓겨다니면서"<br /><br />[김명균 / 탑골공원 관리자]<br />"(오늘 아침에) 여기다 장기판 놓으시고 장기를 두 분이 두고 계시더라고요."<br /><br />구청은 어르신들을 위한 추가 공간을 찾고 있습니다.<br /><br />[류연숙 / 종로구청 문화유산과장]<br />"노인분들 놀이 장소가 없어졌다는 거.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고요."<br /><br />장기 금지령에도 사라지지 않은 음주 추태를 막기 위한 과태료 부과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[현장음]<br />"우리도 엄연히 대한민국에 시민권이 있는 사람이잖아요."<br /><br />현장카메라 정경은입니다.<br /><br />PD: 장동하<br />AD: 진원석